그림형제: 수명

태초에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나서 피조물들에게 수명을 정해 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나귀, 개, 원숭이, 인간을 차례로 불러 30년의 수명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귀, 개, 원숭이는 하나같이 삶이 고달프다며, 수명을 줄여주기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하느님은 나귀의 수명은 18년을 줄여주었고, 개의 수명은 12년을, 원숭이의 수명은 10년을 줄여주었다. 하지만, 인간은 30년의 수명이 짧다며 불평하였다. 그래서 하느님은 나귀가 버린 18년, 개가 버린 12년, 원숭이가 버린 10년을 더해 인간에게 총 70년의 수명을 주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본래의 수명인 30년 동안은 즐겁게 살지만 그 시간은 아주 빨리 지나간다. 이후 18년 동안은 나귀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무거운 짐을 나르며 고된 삶을 살게 된다. 그 다음 12년 동안은 개처럼 으르렁거리며 불평 많은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10년 동안은 원숭이처럼 어리석은 짓만 하다가 생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