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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업 “300만마리 GM모기 야생방출…뎅기열 매개 모기 80% 줄어”
유전자 변형 불임수컷 만들어 자손번식 못하게 ’개체군 억제’ 방식
말레이시아도 GM 모기 시험 밝혀…”생태계 교란 우려” 논란 일어

‘뎅기열(dengue fever)’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을 퇴치하기 위한 유전자 변형(GM) 모기의 야생 야외 시험이 영국령 섬에서 처음으로 시행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곧 GM 모기 방출 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GM 모기의 야생 방출이 의도하지 않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앞으로 ‘GM 모기’가 GMO 분야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생명공학기업 옥시테크(Oxitech)와 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영국령 케이만(Cayman) 제도 정부의 모기연구·통제국(MRCU)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어, 케이만의 한 섬에서 지난 5~10월에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Aedes Aegypti)의 유전자를 변형한 수컷 모기 300만 마리를 방출했으며 그 결과로 뎅기열 전염 모기 종의 개체수가 80%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정 종의 모기가 병원체 바이러스를 사람한테 옮겨 생기는 뎅기열은 주로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며, 한해에 이로 인해 2만5천 명 정도가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열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제한적인 발병 사례가 있다는 보도도 있다 (네이처 뉴스블로그).

옥시테크의 발표와 다른 영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에 야생 시험에 방출된 수컷 GM 모기들이 같은 종의 암컷 야생 모기들과 짝짓기를 하면, 자손은 태어나지만 이렇게 태어난 유충들한테는 생존에 필요한 특정 항생물질(tetracycline)이 없기 때문에 곧바로 죽어버려 뎅기열 매개 모기 종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 이 항생물질이 유충한테 생성되지 않으면, 특정 효소가 계속 쌓여 독성을 일으킴으로써 유충을 사멸시킨다(SciDev.net). 수컷 GM 모기들은 야생의 암컷 모기들이 야생의 수컷 모기들과 짝짓기할 기회를 빼앗아 개체수 억제 효과를 내는 셈이다. 병원체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종의 개체수를 일정한 규모 아래로 줄이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전염병의 발병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GM 모기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GM 수정란을 케이만 제도로 운반해 부화시킨 다음에 야생에 방출됐다.

GM 모기의 야생 방출 동영상 -MRCU 제공

옥시테크 쪽은 발표자료에서 “수컷 모기는 물지 않아 전염병을 퍼뜨리지 않으며, 같은 종의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수컷 GM 모기의 방출은 살충 효과를 내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GM 모기에 대한 국제 표준의 생물안전성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야생 방출 시험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과학언론 네트워크인 사이데브(SciDev)는 이번에 이뤄진 최초의 GM 모기 야생 방출은 공개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정식으로 거치지 않고 시행됐다는 일부 전문가의 우려를 전했다. GM 모기의 안전지침(가이드라인)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필요성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GM 모기를 이용한 말리리아·뎅기열 퇴치 방안이 관심사로 떠오르자 2009년 전문가 회의를 열어 ‘질병 전파 차단을 위한 유전자 변형 모기 사용의 진전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내어 GM 모기 전략의 효과, 가능성과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안전지침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염병 퇴치를 위한 GM 모기 사용은 다른 나라로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데브는 옥시테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브라질, 파나마, 미국에서도 GM 모기 방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식적으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뎅기열 전염병 차단을 위해 GM 모기를 야외 방출하는 시험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의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의도하지 못한 생태계 교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으며(“GM 모기 방출 승인을 철회하라”),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GM 모기 야외시험은 극히 제한된 수준에서 시행될 것이며 안전기준을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GM 모기 시험은 안전기준을 따른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GM 모기 기술은 싱가포르, 태국, 인도에서도 연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GM 곤충으로는 지난 2002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GM 분홍솜벌레(Pectinophora gossypiella)가 방출된 적이 있으며, 전염병 차단용 GM 모기가 야생에 대규모로 방출된 것은 이번 케이만제도에서 처음 이뤄졌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고질적이고 심각한 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한 GM 모기,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생태계 교란의 복병을 만날 수도 있는 GM 모기라는 ‘GM 모기의 딜레마’를 둘러싸고 더 많은 논란과 논의들이 관련 국가들의 시민사회와 관련 학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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