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4 21:07

이마고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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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고 치료법’을 개발한 하빌 핸드릭스 박사는 “부부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면 자녀도 성장해서 불완전한 결혼 생활을 하기 쉽다”며 “화목한 부부가 건강한 사회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마고 치료법’을 개발한 하빌 핸드릭스 박사는 “부부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면 자녀도 성장해서 불완전한 결혼 생활을 하기 쉽다”며 “화목한 부부가 건강한 사회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우리도 사랑이었을까’. 많은 부부가 살면서 고민한다. 낭만과 사랑은 시든 채 일상의 삶만 남은 부부는 결혼 생활의 탈출구로 이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만여 쌍이 이혼했다.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가 한국이다. 그러나 이들 이혼 부부 대부분은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갈라서는 게 현실이다.

 이혼과 결혼의 갈림길에 선 한국의 부부들을 돕기 위해 미국의 하빌 핸드릭스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부부 관계를 30년 이상 연구해온 그는 ‘이마고(IMAGO) 치료법’이란 그만의 부부간 갈등 해법을 내놓아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에 따르면 부부가 서로 상처의 근원을 꺼내놓고 어루만지는 이마고 치료법 덕분에 이혼을 앞둔 부부 10쌍 중 9쌍의 관계가 극적으로 회복됐다. 이에 유명세를 탄 핸드릭스 박사는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쇼’에 17차례나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주 한국을 처음 찾은 핸드릭스 박사를 만나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위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부부 관계 문제를 연구한 계기는 뭔가.

 “1975년 전 부인과 이혼했다. 당시 난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대에서 결혼과 가족 치료에 대해 가르치는 심리학과 교수였는데 전혀 원하지 않은 이혼을 당한 것이다. 이혼 서류를 양복 안에 품은 채로 강의를 하는데 정말 참담하더라. 실패자가 된 것 같았다. 한데 학생들이 오히려 나를 안쓰러워했다. 이유를 살펴보니 강의를 듣던 학생의 40%가 이혼을 했고, 나머지도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게다. 그때부터 부부 관계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현재의 부인을 그렇게 만났다고 들었다.

 “지금 부인인 헬렌 헌트 심리학 박사도 당시에 이혼한 상태였다. ‘왜 우리 둘 다 착한 사람인데 이혼을 당했을까. 다른 사람들은 왜 이혼할까. 두 번째 결혼도 실패하면 어떡하나’ 궁금했는데 설명해 주는 데도 없고 관련 이론도 전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를 위해 몇 쌍이나 만났나.


 “1979~86년 8년 동안 1000쌍 정도를 만났다.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18개월까지 각



커플의 얘기를 들으며 ▶왜 싸우는가 ▶서로에게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안 싸울 수 있을까 등의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갈등의 원인은 찾았나.

 “먼저 부부들의 싸움 패턴을 잘 살폈다. 대부분 싸우면 울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가장 많이 보인다. 그 과정에서 딱 잡아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강박적인 경향성들을 보였다. 이를 분석한 결과 ‘어린 시절의 상처와 절망이 각자의 방어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부부간에 발생하는 부정적 상호작용의 90%가량은 주 양육자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생긴다는 얘기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어린 시절 엄마에게 많이 맞으며 자란 남편은 뇌의 일부분에 상처가 나 있다. 살다 보면 부인이 뇌의 상처 난 부분을 건드릴 때가 있는데, 남편은 그때 자기도 모르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럼 당황한 부인도 공격적으로 변하고,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보호해 주면 되지 않나.

 “유년 시절의 상처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온다는 것을 알면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없고 ‘이 사람이 나를 공격하려는구나’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그는 “부부는 어린 시절 받지 못한 사랑이나 관심, 각종 욕구나 필요들을 채우기 위해 결혼하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 가장 닮은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의식적으로 어릴 때 부모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듬뿍 받아 유년기의 숙제를 끝내려고 하기 때문에 부모와 비슷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다.

●유년 시절 받지 못한 걸 채우려 한다면 부모와 반대되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지 않나.

 “사람은 모두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끝나지 않은 숙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모와 가장 닮은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무의식이 중매를 하는 셈이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어린 시절 엄마에게 많이 맞으며 자란 남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엄마와 닮은 여자를 찾아 결혼한다. 당시에 받지 못한 사랑을 받고 싶어서다. 그러다가 기대에 못 미치면 상처를 주고받다가 관계에서 도망치려는 무의식적 충동인 ‘이혼’을 선택하게 된다.”

●불륜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불륜은 배우자가 자신의 상처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예상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하고 다른 상대를 찾는 것이다. 보통은 자신이 우울할 때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요즘 무슨 일 있느냐’고 묻기 시작하고 고민을 나누다가 사랑을 느끼게 된다. 결혼 생활에서 느끼지 못한 안정감이나 따뜻함을 통해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 관계의 에너지가 바깥으로 새게 된다. 그러나 불륜 상대와 마음을 나누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는 똑같아진다. 불륜 또한 상처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면 불륜 상대와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이런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부부가 대화를 통해 내면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끌어내야 한다. 갈등이 깊은 부부들 대부분은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입을 떼는 순간 서로 공격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마고 대화법이 여기서 필요하다. ▶반영하기 ▶인정하기 ▶공감하기의 3단계의 대화법으로 구성돼 있다. 갈등이 심한 부부는 제대로 대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서로 비난하거나 곡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가 설명한 이마고 대화법의 첫 단계는 상대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비춰보기(Mirroring)다. 상대가 한 말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당신은 지난번 집에 6시까지 들어온다고 해놓고 7시까지도 안 들어왔어요”라고 말하면 남편은 그 말을 그대로 반복한다. 관계가 악화된 부부의 경우 “그래서 이혼하자고?”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부담스러운 말을 들으면 ‘상처받은 뇌’가 반발하므로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단계가 요구된다.

 둘째는 상대의 메시지를 인정하기(Validation)다. 상대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체화하는 단계다. “내가 6시까지는 집에 간다고 했는데 전화도 없이 7시까지 들어가지 않았으니 당신이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네가 왜 그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는 말 대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이해를 표시하며 마음을 여는 과정이다. 만약 배우자의 메시지를 인정할 수 없으면 상대에게 좀 더 얘기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셋째는 공감하기(Empathy)다.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그의 입장이 돼보는 단계다. 상대가 느꼈던 감정을 직접 곱씹으며 자신도 같은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다. 상대의 상처를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했을 때 당신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기분이 이러이러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라고 말하면 된다. 상대가 내 편이 되어줄 때 날 선 감정은 누그러지고 상처는 치유된다. 그에게 우리 현실을 덧붙여 물었다.

●요즘은 오히려 부모에게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 배우자에게 불만을 갖기도 하는데.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다. 부모가 왜곡되게 자식을 감싸거나 과잉보호하는 것 역시 자식에겐 무언의 상처로 남는다. 지나치게 방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사랑받아온 성인은 남이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공격하지 않는다.”

●술도 관계에서 문제가 되나.

 “알코올이 들어가면 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 뇌가 맘대로 안 되니까. 이때는 술이라는 사물에 집중하지 말고 상대의 두려움에 집중해야 한다. 술을 찾는 것은 두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부인은 남편에게 ‘왜 술을 마시는지, 무엇이 힘든지, 술 마시기 전에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물어야 한다. 실직이나 노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내재된 불안과 고민을 꺼내도록 해야 한다.”

●경제적 문제는 어떤가.

 “위기 때마다 찢어지는 부부들은 진정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그런 것이다. 가족이라면 같이 그 위기를 극복하고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로서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조언은 ‘다 함께 모여 대안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때가 대화하기 좋은 시기이니 함께 고통받고 고통을 나눠야 한다. 상대의 의도를 자기 마음대로 상상하고 그 환상에 빗대 공격하는 건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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